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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핸드폰서 한국 일상어 일부 완화…‘남조선·통일’ 표현은 자동 삭제


2026년 6월 생산된 북한 핸드폰 릉라도3911. [사진/엔케이타임즈]
북한이 올해 6월 생산한 휴대전화에서 한국 일상어 사용을 일부 완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NK타임즈가 최근 입수한 북한 휴대전화 ‘릉라도3911’의 문자 입력 기능을 확인한 결과, 기존 북한 스마트폰에서 금지어로 분류됐던 일부 표현의 처리 방식이 달라졌다.

과거 입력이 제한됐던 ‘자기야’, ‘사랑해’와 외래어 ‘스트레스’가 입력되는 반면, ‘통일’, ‘대한민국’, ‘한국’ 등 일부 단어는 여전히 사용이 제한됐다.

실제로 입수된 핸드폰에 ‘자기야’와 ‘사랑해’를 입력했을 때 별도의 경고 문구가 나타나거나 글자가 삭제되는 현상은 발생하지 았았고, 외래어인 ‘스트레스’ 역시 정상 입력할 수 있었다.

이는 앞서 확인된 북한 휴대전화의 입력 방식과 차이가 있다. 2025년 공개된 북한 스마트폰에서는 ‘자기야’를 입력하면 금지어로 처리되거나 경고 문구가 나타났으며, ‘오빠’는 다른 표현으로 변경되는 기능이 확인된 바 있다.

줄임말인 ‘남친’은 입력 직후 ‘남자친구’로 자동 변경됐다. 해당 단어를 삭제하는 대신 풀어쓴 표현으로 바꾸도록 설정한 것이다.

반면 남북관계나 국가 명칭과 관련한 일부 단어에 대해서는 여전히 입력 제한이 유지되고 있었다. 

‘남한’은 정상적으로 입력할 수 있었지만 북한이 과거 한국을 지칭할 때 주로 사용했던 ‘남조선’은 확인되지 않았다. ‘통일’과 ‘대한민국’, ‘오빠’도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없었으며, 특히 ‘한국’은 입력하면 글자가 즉시 사라지는 방식으로 처리됐다.

앞서 언급한 ‘자기야’, ‘사랑해’, ‘스트레스’ 등이 허용된 것과 달리 ‘통일’, ‘대한민국’, ‘한국’ 등이 제한된 점은 기존 기기와 비교되는 부분이다.

특히 ‘남조선’이라는 표현이 사라진 것은 북한이 최근 대남정책에서 사용하는 용어 변화와도 맞물려 주목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23년 12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남북관계를 동족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두 국가관계’로 규정했다. 이후 북한은 대남기구를 정리하고 통일·민족과 관련한 기존 표현과 상징물을 없애는 조치를 이어왔다.

김 위원장은 2024년 1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도 남북관계를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하는 방향에 맞춰 대남정책을 법제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북한은 이후 공식 매체에서도 과거 널리 사용했던 ‘남조선’ 대신 ‘대한민국’을 직접 언급하는 사례를 늘렸다. 다만 이번 휴대전화에서는 주민이 ‘대한민국’이나 ‘한국’을 문자로 자유롭게 입력하기 어렵도록 설정돼 있었다.

북한 당국이 공식 담화와 매체에서는 ‘대한민국’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면서도 휴대전화 문자 입력에서는 해당 단어를 제한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식 정치용어와 주민들의 일상적인 언어 사용을 다르게 관리하고 있는 모습이 확인된다.

김정은은 김일성·김정일 보다 더 크고 진하게

이번 휴대전화에서는 김일성·김정일·김정은의 이름을 입력할 때 글자 크기와 굵기가 달라지는 기능도 확인됐다.

문자 입력창에 세 사람의 이름을 입력하면 일반 단어보다 크고 진한 글씨로 표시됐다. 이 가운데 김정은의 이름은 다른 이름보다 상대적으로 더 두드러져 보였다.

북한은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 공식 출판물에서 김일성·김정일·김정은의 이름을 일반 본문과 구별해 크게 또는 굵게 표시해 왔다.

북한 공식 웹사이트에서도 비슷한 표기 방식이 사용돼 왔다. 과거 조선중앙통신 웹페이지에서는 김일성과 김정일의 이름에 주변 글자보다 큰 별도의 서식이 적용됐고, 김정은의 이름도 권력 승계가 본격화된 이후 같은 방식으로 강조됐다.

이번 ‘릉라도3911’에서 확인된 기능은 북한의 기존 출판물과 공식 매체에서 사용해 온 지도자 이름의 특별 표기가 휴대전화 문자 입력 체계에도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북한 휴대전화의 문자 입력 기능에는 일반 단어의 자동변환과 일부 단어의 입력 제한뿐 아니라 최고지도자 이름을 별도로 표시하는 기능까지 함께 적용되고 있다. 앞으로도 북한 당국은 대남정책이나 사회통제 기조의 변화에 맞춰 금지어와 자동변환 기준을 수시로 조정하면서 휴대전화를 주민들의 언어 사용을 관리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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