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농촌, 벼모 종자값 폭등…“외상 농사 반복”

北 농촌, 벼모 종자값 폭등…“외상 농사 반복”


북한 농장원들 모습[사진/엔케이타임즈]
북한에서 벼모 종자 가격이 쌀 값의 두 배 이상까지 치솟은 사실이 뒤늦게 전해졌다. 단순한 가격 상승 현상을 넘어 북한 농촌 현장에서 농사의 가장 기본인 종자조차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는 구조적 농업난이 장기화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19일 엔케이타임즈 황해남도 소식통(익명요구)은 “지난 4월 재령군을 비롯한 황해남도 농장들에서 벼모 종자 1kg 가격이 최대 북한 돈 7만원까지 거래됐다”면서 “당시 쌀 1kg 가격인 3만3000원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이었다”라고 전했다.

북한에서는 통상 3월 상순부터 중순 사이 새해 벼농사를 위한 냉상모판 준비에 들어간다. 북한 기준으로 1정보 농사에는 약 180~200kg의 벼모 종자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종자 확보는 한 해 농사 생산량을 결정하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라는 점에서, 현재와 같은 종자 부족 현상은 단순한 시장 가격 문제가 아니라 향후 식량 생산 자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구조적 문제로 해석된다.

실제 북한 농촌에서는 상당수 농장과 작업반들이 해마다 종자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새 농사 준비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이러한 현상이 이른바 ‘고난의 행군’ 시기로 불리는 1990년대 초부터 구조적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시 식량난이 심화되면서 농장들에서는 절량세대 식량 공급과 군량미 조달, 간부 대상 로비, 각종 외상값 처리 등의 명목으로 본래 보관해야 할 옥수수와 벼 종자까지 소비하는 일이 반복됐다는 것이다. 이후에도 농업 생산 구조가 정상화되지 못하면서 종자를 비축하지 못한 채 다음 농사를 준비하는 악순환이 고착화됐다는 전언이다.

결국 농장과 작업반들은 부족한 종자를 외상으로 구입하거나 시장에서 높은 가격에 구매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고 한다. 통상 종자는 식량 생산을 위한 기반 물자라는 점에서 일정 수준 가격이 높게 형성되기도 하지만, 현재처럼 쌀 값의 두 배 이상으로 거래되는 현상은 현지에서도 이례적인 상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소식통은 “당에서는 종자혁명을 통해 대풍을 일으키라고 하지만 현장에서는 종자가 없어 외상으로 농사를 짓는 형편”이라며 “농사를 짓고 나면 다시 외상값을 갚아야 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농장이나 작업반에서 종자 알곡을 정상적으로 보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결국 농사의 가장 기본이 되는 종자조차 안정적으로 확보하지 못하는 현실이 반복되고 있다”며 “이러한 문제로 농장 간부나 초급간부들이 벼모 종자 문제 해결이라는 부담을 안고 농사 차비에 나서야 하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북한 당국은 매년 ‘종자혁명’과 ‘알곡 증산’을 강조하고 있지만, 실제 농촌 현장에서는 종자조차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채 외상 농사에 의존하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일시적 식량난을 넘어 북한 농업 생산 체계 자체가 장기간 불안정한 구조에 놓여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근본적인 대응과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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