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엔케이타임즈 함경북도 소식통(익명 요구)에 따르면, 회령시를 비롯한 북한 지역에서는 올해 3·8 국제부녀절 분위기가 예년과 확연히 달라졌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남성들이 아내나 어머니에게 아침상을 차려주는 데 의미를 두는 수준이었다면, 올해는 여성들 사이에서 누가 더 정성 어린 대접을 받았는지를 비교하고 평가하는 분위기까지 형성됐다는 것이다.
실제 회령시 오산덕동에서는 3·8절을 맞아 국가 주관 행사와 별도로 여맹 및 인민반 차원의 모임이 열려, 남편이나 아들에게서 어떤 아침상과 선물을 받았는지를 공유하는 시간이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는 아침 밥상에 오른 음식의 종류는 물론 꽃과 화장품, 그 밖의 이색 선물 여부까지 거론됐다고 한다.
이 같은 모임 내용이 각 가정에도 전달되면서, 남성들 사이에서는 다른 집보다 성의 없다는 말을 듣지 않으려는 경쟁 심리도 함께 커지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다만 눈길을 끄는 대목은 ‘남성이 밥상을 차렸느냐’보다 여성들이 자신이 어떤 대접을 받았는지에 더 관심을 보였다는 점이다. 누가 더 정성스럽게 아침상을 받았는지, 남편이나 자식이 얼마나 성의를 보였는지, 또 어떤 말과 행동으로 자신을 대했는지가 자연스럽게 화제가 됐다는 것이다. 평소 집안일과 가족 돌봄을 도맡아온 여성들로서는 이날만큼은 자신이 존중받고 있다는 점을 확인하고, 그 경험 자체를 주변에 드러내고 싶어 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한편, 회령시 공장·기업소에서는 3·8절 전날 당위원회와 직맹, 청년동맹 회의 등에서 “어머니와 아내들이 남편과 자식들을 위해 얼마나 고생하는지 모두가 잘 알고 있다”며 “1년에 한 번뿐인 부녀절인 만큼 아침에 따뜻한 밥 한 그릇이라도 해주면 좋지 않겠느냐”는 취지의 권고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3.8절 다음날 아침 조회시간에는 실제로 어머니나 아내에게 밥을 해준 사람이 있는지를 손들어 보게 하는 방식으로 확인까지 이뤄졌다고 한다.
겉으로는 자발적인 배려를 독려하는 형식이지만, 기념일 전날 조직별 회의에서 관련 내용이 포치되고 다음 날 이행 여부까지 확인했다는 점에서 이번 현상은 단순한 가정 내 미담이라기보다 국제부녀절을 계기로 한 생활단위 조직사업의 성격도 함께 띠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