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청년들, 30만원 내고 6·25 행사 회피…“간부들, 눈감고 아웅”

北 청년들, 30만원 내고 6·25 행사 회피…“간부들, 눈감고 아웅”


북한 청년들과 근로자들이 계급교양관을 돌아보고 있다.

북한이 6·25를 맞아 반미·반한 계급교양 행사를 대대적으로 조직했지만, 일부 청년들이 돈을 내고 행사 참가를 회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행사 불참이 총화와 비판으로 이어지는 북한에서, 돈으로 ‘동원’을 피하고 간부들이 이를 묵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일 엔케이타임즈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올해 6·25에 정치적 의미를 크게 부여하고 전당·전민·전군적으로 관련 행사를 진행했다. 조선중앙통신도 6.25를 맞아 각계각층의 근로자들과 청년들이 ‘계급교양관’을 참관하고 ‘복수결의모임’을 진행했다는 소식을 사흘 연속 보도한 바 있다.

실제 지난 달 23일부터 25일까지 북한에서는 6·25 전후로 각 기관·기업소, 대학, 청년동맹 조직에서 계급교양관 참관과 복수결의모임이 진행됐다. 당국은 미국과 한국에 대한 적개심을 고취하며 내부 결속을 강조했지만, 현장에서는 일부 주민과 청년들이 돈을 내고 행사에서 빠지는 일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런 현상은 대학생들 속에서 두드러졌다. 황해북도 ‘사리원공업대학’에서는 일부 학생들이 30만원(북한돈)을 내고 도계급교양관과 신천박물관 참관을 회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지난해 10만 원 수준이던 행사 불참 비용이 올해는 30만 원까지 올랐지만, 돈을 내고 빠지려는 학생들은 여전히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학생들이 돈을 내고 행사를 피하려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먼저 반복적인 선전선동에 대한 피로감이다. 어려서부터 미국과 한국을 ‘침략자’, ‘전쟁광신자’로 규정하는 교양을 받아온 청년들 사이에서는 “계급교양관에 가지 않아도 미국과 한국이 나쁘다는 것은 이미 다 안다”는 식의 반응도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집단생활에 대한 거부감도 크다. 북한의 정치행사는 대부분 조직별로 모이고, 이동하고, 참관한 뒤 다시 총화를 짓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청년들 사이에서는 이런 ‘모여라, 헤쳐라’식 단체행동 자체를 피곤하게 여기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더위 속에서 단체로 이동하고, 반복적인 반미·반한 구호를 듣고, 행사가 끝난 뒤 다시 조직별로 총화에 참가해야 하는 부담도 작용하고 있다. 결국 일부 학생들은 이런 과정을 피하기 위해 30만 원을 내는 쪽을 택하고 있는 셈이다.

북한에서 6·25 같은 정치행사는 단순한 참관 일정이 아니다. 참가 여부를 조직별로 확인하고, 불참자는 총화에서 공개 비판을 받는다. 불참 문제가 단순한 일탈이 아니라 조직생활 태도와 정치적 인식 문제로 확대될 수 있어 청년들은 웬만하면 정치행사에 빠지지 않으려 한다.

하지만 돈을 내면 상황이 달라진다. 조직에서 비판을 받지 않거나 불참 문제가 크게 제기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행사 불참마저 돈으로 해결되는 관행이 생긴 것이다.

소식통은 “국가적 행사 때마다 돈을 내고 빠지는 일이 반복되는 배경에는 대학 교원(교수)과 간부들의 묵인이 있다”며 “학생간부들을 통해 돈이나 담배 같은 뇌물을 요구하고, 이를 받은 뒤에는 불참 문제를 크게 따지지 않기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앞에서는 엄격한 규율과 충성심을 외치지만 뒤에서는 돈을 챙기는 구조라 학생들 사이에서는 ‘간부들이 눈감고 아웅한다’는 말까지 나온다”면서 “결국 정치행사는 간부나 교원들의 돈벌이 수단이나 다름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올해는 6·25 행사를 크게 한다고 해서 참가 여부를 엄격히 따졌다”며 “그래도 돈을 내고 빠지는 학생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돈이 없는 학생들은 어쩔 수 없이 행사에 나가지만, 돈이 있는 학생들은 차라리 돈을 내고 빠지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