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파병 군인 사망 소식에 북 주민 “조국 위해 죽는 건 군대 사명”

러시아 파병 군인 사망 소식에 북 주민 “조국 위해 죽는 건 군대 사명”


러시아 쿠르스크에서 생포된 북한군. [사진.러시아군텔레그램]
북한 양강도 일부 주민들 속에서 “조국을 위해 죽는 것은 군대의 사명”이라며 러시아 파병 군인들의 희생을 정당화하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6일 엔케이타임즈 양강도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혜산시에서 러시아에 파견된 군인들이 우크라이나와의 전투에서 목숨을 잃고 있다는 소문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일부 주민들은 “장가도 못가 본 청년들이 남에 나라에서 이름 석자도 남기지 못한 채 명을 달리하고 있다”며 러시아 파병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반면, 일부 주민들은 “군인들은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칠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등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혜산시의 A주민은 지난 12일 지인들과 러시아 파병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이 주민은 “특수부대 군인들이 러시아 전쟁에 파견돼 죽음을 당하고 있다. 그 부모들은 어떻하겠느냐”며 당국이 군인들을 러시아에 파병한 것에 대한 우려를 나타났다.

반면 이 자리에 있던 B주민은 “당과 수령의 명령은 무엇이 됐든 목숨 바쳐 관철해야 하는 것이 군대의 사명이고 임무이다. 당에서 우리(북한)군대를 러시아 파견한 이유가 있을 것이며, 또 조국이 준 명령을 집행하는 길에서는 죽어도 영광, 살아도 영광이다. 조국을 위해 죽는 것은 군대의 사명”이라고 주장하며 팽팽한 논쟁이 벌어졌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북한은 오랜 기간 주민들과 청년들에게 당과 수령, 조국에 대한 충성을 강조해 왔으며, 특히 군인들에게는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것을 높은 미덕으로 여기도록 강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사상 강요는 오늘 날 북한 체제를 유지하는데 기여하고 있으며, 주민들을 체제에 충성하도록 세뇌시키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지적이다.

실제 소식통은 “일부 주민들이 러시아 파병 군인들의 희생을 국가에 대한 충성을 다짐하는 계기로 삼는 것 같다”며 “반면에 일부 주민들은 ‘다른 나라 일에 우리(북한)군대를 파견해 목숨을 잃게 하는 건 잘못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러시아 파병과 관련해 긍정보다는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주민들이 더 많다”면서 “때문에 대부분의 주민들은 청년 군인들이 남에 나라에 가서 죽음을 당하는 것이 조국을 위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가정보원은 지난 13일 우크라이나전에 파병돼 러시아를 지원하는 북한군 병사들의 사상자가 3천 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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