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일 엔케이타임즈 양강도 소식통에 따르면, 올해 들어 북한에서는 농촌과 광산, 건설장 등에 여맹원들을 진출시키려는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다.
북한 당국은 매체를 통해 여맹원들이 당의 부름에 호응해 스스로 험지에 진출하고 있다고 선전하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상급 조직이 필요한 인원을 정한 뒤 하부 여맹 조직에 대상자를 추천하도록 지시하는 방식으로 탄원을 유도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실제로 최근 혜산시 여맹위원회는 시내 각 여맹 조직에 초급여맹위원회별로 1명씩 농촌 진출자를 추천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하부 여맹 조직들은 회원들에게 “농촌에 자발적으로 지원할 사람은 조직에 찾아와 제기하라는 내용이 포치됐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그러나 자원자가 거의 나오지 않으면서 농촌 진출자를 선발해야 하는 초급여맹위원장들은 대상자를 찾는 데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현지 소식통에게 여맹원들의 험지 탄원 실태를 구체적으로 들어본 내용이다.
– 북한 매체들은 여맹원들이 어렵고 힘든 부문에 자발적으로 탄원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실제 내부 분위기는 어떤가.
“멀쩡한 정신에 누가 농촌으로 나가려고 하겠느냐. 신문이나 텔레비전에 나오는 ‘자발적 탄원’은 새빨간 거짓말이다. 농촌을 비롯해 생활 여건이 열악하고 일이 고된 지역이나 직장에는 누구도 가려고 하지 않는다.”
– 자발적으로 지원하는 사람이 없으면 필요한 인원을 어떻게 채우나.
“우선 ‘자발적으로 탄원하라’는 지시를 내린다. 그래도 지원자가 나오지 않으면 조직생활에서 문제를 일으켰거나 평소 성실하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은 사람을 대상자로 정한다. 조직의 지시에 반발하지 못하는 순한 사람이나 출신 성분과 가정 배경이 좋지 않은 사람도 우선 지목된다.”
– 대상자로 지목된 여맹원들은 어떤 방식으로 농촌 진출을 받아들이게 되나.
“처음부터 강제로 내려보낸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자발적으로 지원하면 살집을 마련해 주고 식량 문제도 해결해 주겠다며 설득하고 달랜다. 하지만 조직에서 이미 대상자를 정해 놓은 경우가 많아 사실상 거부하기 어렵다. 끝까지 거부하면 사상 비판과 조직생활상의 불이익 등 강한 압박이 뒤따른다. 결국 겉으로는 본인이 탄원서를 낸 것처럼 꾸미지만, 실제로는 조직의 압박에 떠밀려 가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 여맹원들은 대부분 가정이 있는 기혼 여성이다. 이들이 험지로 떠나면 가족의 생계와 자녀 돌봄은 어떻게 되나.
“여맹원 상당수는 집안일과 자녀 양육을 맡고 있으며 장사를 통해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경우도 많다. 이들이 농촌이나 광산, 건설장으로 떠나면 남겨진 가족의 생활과 자녀 돌봄에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다. 특히 여성이 장사로 생계를 꾸려온 가정은 당장 수입이 끊길 수도 있다.”
– 당국은 이들이 떠난 뒤 가정을 유지할 수 있는 대책도 마련하고 있나.
“가정을 누가 돌보고 가족이 무엇으로 살아갈지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은 거의 없다. 살집과 식량을 보장해 주겠다고 말하지만, 실제로 그 약속이 지켜질지도 알 수 없다. 결국 국가가 해결해야 할 인력 부족의 부담을 여성에게 떠넘기면서 가정의 생계와 돌봄까지 희생하도록 요구하는 것이다.”
이 같은 실태는 북한 당국이 여맹원들을 가정의 생계와 자녀 돌봄을 책임지는 구성원이라기보다는 필요할 때 동원할 수 있는 ‘예비 노동력’으로 취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소식통은 “가정 주부들이 떠난 뒤 발생할 생계난과 돌봄 공백은 외면한 채 국가사업에 필요한 인원을 확보하는 데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라며 “정상적인 임금과 근로 조건으로 노동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기혼 여성들을 국책사업 동원에 활용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