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평양에서 경축 무도회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인터넷캡처]
지난 8일 북한이 수도 평양에서 정권 수립(9.9절) 76주년을 맞아 경축 집회와 야회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 가운데, 이를 본 수해 피해 주민들이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는데, 노래와 춤이 나오느냐”며 당국의 처사에 불만을 쏟아낸 사실이 뒤늦게 전해졌다.
20일 자강도의 한 주민은 엔케이타임즈와의 통화에서 “7월 말 수해로 가족의 생사 여부도 모른 채 지내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그들의 슬픔은 가시지도 않았는데 평양에서 9.9절을 맞아 노래와 춤판을 벌인 것에 대해, 주민들은 지금까지도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누가 사망했을 때는 수년간 노래와 춤은 말할 것도 없고 웃지도 못했다”면서 “그런데 수해로 많은 사람들이 실종되었는데 그들의 이름조차 입에 올리지 못하게 하 못하게 하면서 한쪽에서 노래와 춤판을 벌이는 게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9.9절을 맞아 평양에서 경축 행사가 열리는 동안, 한쪽에서는 노천에서 먹고 자야 했다”며 “특히 수해로 가족의 생사여부도 모르채 슬픔에 잠겨있는 피해 주민들에게 알량한 천막과 식품 몇개 던져주고 평양에서는 성대한 노래와 춤판을 벌인 것”이라며 울분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현재 성강군과 증산군을 비롯한 수해 피해 지역에서는 자재와 인력, 설비 부족으로 복구 건설이 지연되고 있다”면서 “그런데 평양에서는 멀쩡한 청년들이 흥타령을 부르며 명절을 즐겼으니 주민들이 이를 좋아 할리가 있겠느냐다”고 반문했다.
이렇듯 수해 피해 주민들의 불만은 단순한 개인적 감정을 넘어 북한 당국에 대한 비판으로 확산되고 있다. 북한이 내세우려는 ‘국가 위상’이 주민들의 현실과 크게 괴리되어 있다는 지적이다.
소식통은 “중앙에서는 국가(북한)적 명절을 기념하는 행사를 통해 대외적으로 체제 결속을 과시하려는 데만 매몰되지 말고, 수해로 피해를 입은 주민들을 우선적으로 돌봐는 것이 시급한 과제이다”며 “특히 겨울이 얼마 머지 않은 상황에서 집을 잃을 주민들에게 하루라도 빨리 보금자리를 마련해주는 것이 당국의 최우선 과제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