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군인들, ‘지구 뚫는 정신’ 강조에 황당

북 군인들, ‘지구 뚫는 정신’ 강조에 황당


북한 군인들이 평안북도 수해 피해 복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엔케이타임즈]
북한 당국이 평안북도 의주군을 비롯해 수해 복구 살림집 건설에 동원된 군인들에게 ‘지구를 뚫는 정신력’을 강조하며 무조건적인 복종과 헌신을 강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북한의 전형적인 정치사상교양사업의 일환으로, 열악한 생활 조건과 환경에 대한 군인들의 불만을 정치사상교양사업을 통해 불식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13일 엔케이타임즈 북한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평안북도 수해 피해 복구 건설에 동원된 567군부대에서 정치선동강연회가 진행됐다. 정치강연에서 강연자는 “당의 명령을 결사 관철해야 한다”며 조국해방전쟁(한국전쟁) 당시 1211고지 전투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1211고지 전투는 한국전쟁(6.25전쟁) 당시 1951년 10월 14일부터 11월 25일까지 약 40일간 진행된 전투이다. 이 전투는 강원도 철원 지역의 전략적 요충지인 1211고지를 둘러싸고 국군과 유엔군, 그리고 북한군과 중공군 사이에서 치열하게 벌어진 고지 쟁탈전이다. 

북한은 오래전부터 이 전투를 군인뿐만 아니라 어린이로부터 노인에 이루기까지 모든 주민을 대상으로 사상교육에 적극 활용해 왔으며, 수해 피해 복구 건설에 동원된 군인들에게도 그 정신을 본받을 것을 강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이번 강연에서는 “6.25전쟁 당시 1211고지 용사(군인)들은 당의 결정을 무시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면서 “조국 보위와 사회주의 건설은 군인들이 시대 앞에 짊어진 의무”라며 군인들에게 당의 지시와 명령에 무조건으로 복종할 것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강연자는 “전쟁 노병들은 당의 결정을 흥정하지 않았다”며, 과거의 사례를 들어 현재 군인들에게도 동일한 수준의 충성과 헌신을 강조하며 “지구를 뚫는정신으로 맡겨진 임무를 끝까지 수행할 것”을 강조했다. 

이렇듯 북한은 군인들을 대상으로 전쟁 노병들의 희생정신을 따라 배울 것을 강조하고 있지만군인들 속에서는 “배고푼 사람한데 할 말은 아니다”라며 황당함을 금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밤낮으로 헌신하는 군인들에게 따뜻한 잠자리와 먹을 것을 보장하지 못하면서 비현실적인 방식으로 충성과 복종만을 강요하고 있다”면서 “이는 과거부터 내려오는 세뇌교육 방식인데, 지금 청년 군인들에게는 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배를 곯는 청년들에게 실효성 없는 강연은 오히려 반감 불러일으키고 있을 뿐이라며 “과거의 방식에 머물러 현실을 외면하는 당국의 행태에 머리를 흔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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