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강도 수해 피해 현장서 시신 잇따라 발견… “증강군에서만 870여구”

자강도 수해 피해 현장서 시신 잇따라 발견… “증강군에서만 870여구”


2024년 8월 촬영된 북한 자강도 증강 세관 [사진/엔케이타임즈]

북한 자강도 수해 피해 복구 작업 현장에 물이 빠지면서 수백구의 시신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엔케이타임즈 자강도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자강도 수해 피해 복구 현장에서 수해로 사망한 주민들의 시신이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 시신이 가장 많이 발견된 지역은 자강도 증산군으로, 현재까지 870여구의 시신이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수해 복구 작업 현장 곳곳에서 시신들이 발견되고 있어 군인들과 돌격대원들이 놀라며 소리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또 현장에서는 발견된 시신의 신원을 확인하지 않고 인근 지역에 묻고 있어 주민들이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당국은 시신을 처리하는 군인들과 돌격대원들에게 해당 사실을 외부로 발설하지 않겠다는 서약서까지 받고 있다”며 “피해 복구에 동원된 군인들과 돌격대원들은 ‘발견된 시신의 신원을 확인하고 가족에게 인도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황당함을 금치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 당국은 국가보위성 요원들을 수해 피해 복구 지역에 대거 파견해 정보 유출 차단을 위한 내부 단속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지난 8일 자강도 국경 지역에 국가보위성의 전파탐지국 요원 수십 명이 파견됐다”며 “이들은 만포시와 증산군을 비롯해 수해 피해가 발생한 국경 지역 보위부 보위원들과 협력하여 중국 휴대전화 집중 단속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전에는 국가보위성이 내려오면 주민들에게 알려질세라 조용하고 은밀하게 움직였으나, 이번에 파견된 인원들은 자신들이 내려왔다는 것을 과시하듯 요란을 떨며 다니고 있다”며 “심지어 현지 보위원들은 국가보위성에서 많은 사람들이 내려왔다고 소문까지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파견된 전파탐지국 요원들은 현지 보위부와 협조하여 전파가 잘 잡히는 지역을 중심으로 탐색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최신형 소형 전파탐지기를 소지하고 승용차와 오토바이를 이용해 수시로 이동하며 보란듯이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2일 TV조선은 북한 수해로 인한 사망자가 1500명에 이른다고 보도한 이후, 사고 현장에 물이 빠지면서 희생자는 당초 예상보다 훨씬 많은 2500명 이상으로 우리 정부 당국이 보고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은 남한이 “날조된 자료를 조작하고 있다”며 이를 부인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북 전문가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북한이 대규모 인명 피해를 인정하는 것은 통치에 타격을 입힐 수 있다. 따라서 통치 하에 있는 지역에서 발생한 재난의 심각성을 최소화하려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망자 수와 같은 민감한 정보가 유출되면 내부적으로 불안감을 조성할 수 있고, 최종 책임은 김 위원장에게 집중될 수밖에 없다”며 “이러한 문제로 대규모 인명 피해 사실을 숨기기 위해 애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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