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엔케이타임즈 함경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청진시에서 정치범수용소에 수감됐던 김 씨(50대·여)가 석방돼 집으로 돌아왔다.
김 씨는 지난 2011년부터 20114년까지 회령과 무산을 오가며 탈북민 가족에게 돈을 전달해오다 청진시 보위부에 체포됐다. 이후 약 6개월의 조사를 받은 뒤 간첩 혐의로 2015년 초 정치범수용소에 수감됐으며, 최근 집으로 돌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김 씨 본인이 석방 이유에 대해 침묵하고 있어 어떤 경위로 석방되었는지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민들에게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청진시의 한 주민은 통화에서 “김 씨가 어떤 이유나 과정을 통해 석방됐는지는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이번 일로 비슷한 처지의 가족을 가진 주민들이 희망을 갖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정치범수용소에 가면 ‘죽어서도 나오지 못하는 곳’으로 알려진 곳인데, 살아 돌아온 사람이 실제로 나타났다는 사실 자체가 사람들에게는 충격 그 자체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지난 10년간 외부와 연락하다가 간첩으로 몰려 정치범수용소로 보내진 사람이 정말 많다”라면서 “그런데 이번에 거기서 석방되어 나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손 놓고 있던 사람들도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다, 움직여봐야겠다’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청치범수용소는 한번 들어가면 절대 나올 수 없는 곳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이번 일로 사람들의 인식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며 “사회적으로도 적지 않은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은 그동안 일반 범죄자들에 대해서는 모범적인 생활 태도와 노동 성과 등을 이유로 형기 만료 전에 가석방이나 조기 석방을 시행하고 있지만, 정치범 수용소에 수감된 대상들은 대부분 평생을 수용소에서 보내거나 심지어 가족들까지 연좌제로 처벌을 하는 등, 사실상 석방의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런 만큼, 이번 사례는 북한 당국이 정치범 관리 정책에 있어 일정 부분 유연성을 발휘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북한 내부 사정에 밝은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북한의 정치범 관리 정책 변화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북한 전문가는 “정치범수용소는 북한 체제 유지의 핵심적인 통제 수단으로, 한번 수용소에 들어가면 다시 사회로 복귀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다”며 “이번 사례는 북한 당국이 정치범 관리 정책에서 일정 부분 변화된 접근을 시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인권 비판을 의식하여 정치범 관리 정책에 변화를 주고 있는지, 아니면 내부적인 정치적 목적을 위한 일시적 조치인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그러나 이번 사례가 북한 당국의 정치범 관리 정책의 변화로 이어질지 향후 북한의 움직임에 이목이 집중된다.